우리는 4월에 인도에 들어왔고
학교는 8월 입학예정이었다
4개월간 너무 힘들었는데
그나마 나의 숨통을 트여준건 바로 축구였다
기사도 메이드도 늦게 구해졌고
아는 사람도 없었고
집에서 애랑 씨름하는 날이 아주 많았다
그때는 정말 지옥 그 자체였다
거의 신생아 육아레벨이었음
아는 형아 따라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등록한 바르샤아카데미
그 후 인도생활 1년간 많은 기쁨을 주었다
사실 인도자체도 낯선 곳이고
영어가 1도 안되는 상태에서 온지라
처음에 2~3개월정도 꽤나 긴 시간 거부가 있었다
난 단순하게 공놀이하면 알아서 되겠지
하며 보냈는데 울면서 튀어나온게 한두번이 아니라
나중엔 내가 아예 축구장 끄트머리에 지키고 서 있었음
수업시간인데 자꾸 튀어나와서
구석탱이에서 아빠랑 공놀이 한 적도 있음
존버하다보니 10분 20분 조금씩 늘어나
나중엔 75분 풀타임으로 경기뜀
어느새 인도친구들하고도
편하게 지내게 되었다
돌아보니 아직 한글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말도 안 통하는 낯선 나라와서 고생많았다
축구 덕분에 학교도 빨리 적응할 수 있었음
그렇게 축구에 재미를 붙이니
이제 승부욕이 활활 불타오르며
겁나 열심히 뜀 ㅋㅋㅋ
이정도 여유로 부릴 수 있게 된
인생 5년차
인도살이 10개월차
그리고 축구가 좋았던 이유
친한 형 동생을 만나게 되었다
축구 전 30분 일찍 가서 뛰어놀고
축구 마치고도 뛰어놀았음
축구하는 목금토를 계속 기다리며 지냈던 것 같다
덕분에 엄마들도 수다떨고
어떤 날은 맥주랑 과자 싸오기도 하고
가끔 조식 약속 잡아서 따로 또 만나고
축구보내고 가까운 시장가서 장봐오는 날도 있고
너도 나도 힐링하는 날이었음
실제로 바르셀로나에서 직원이 와서
애들 훈련하는거 둘러보고
유소년 축구대회 팀을 꾸려서 출전하기도 함
바르셀로나 여행도 시켜준 것 같았는데
잘은 모르겠다 ㅋㅋㅋ
그리고 토너먼트를 진행해서 아무생각없이
오라하는 날가서 경기뛰었는데
시상식을 함 ㅋㅋ
본인 팀에 앉아서 친구들과 수다떨다가
좋아하는 형아한테로 자리를 옮겼음
그런데 마침 형아네 팀이 우승팀이었다
우승팀 호명하자 본인도 그 팀인냥
아주 자연스럽게 뛰어나감 ㅋㅋㅋ
덕분에 트로피 만지고 메달도 받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고이 모셔놓았음
학교갈때도 메고 가고요?
겁나 자랑스러워함 ㅋㅋㅋㅋ
그렇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제일 먼저 시작했던 친구가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서 빠이
1년동안 증말 즐거웠다
나도 이사를 하면서 구장이 멀어져
같은 바르샤이지만 현재 집 가까운 곳으로 등록하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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