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인도행을 선택했을 때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영어'였다
적절한 시기에 아이에게 영어를 노출시킬 수 있겠구나!
국제학교에 보낼 수 있다는 기대 하나로 이곳으로 왔지만
정작 그 놈의 국제학교는 기대이하였다
그러던 중 내가 사는 도시의 정반대쪽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마침 새로운 집 5분 거리에 새로운 국제학교가 개교 준비중이라
아들은 학교 창립 멤버로 입학을 하게 되었다
물론 같은 반에 친구 하나 없이
혼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각오정도는 했었다
Wellington International Colleage Pune
바로 이 곳이다
2023년 9월 14일 웰링턴 푸네는 개교를 했다
원래는 8월 말에 개교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인도는 역시나 언제나 '제 시간에'가 없다
그리하여 9월 13일까지는 다른 곳에서
정규수업이 아닌 문화센터같은 수업을 제공받았다
개교하는 날 마저도 공사는 완료되지 않았다
사실 저 건물은 2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완공되지 못하고 있다
정말 어메이징하다
여튼 8월학기부터는 DP도 개설을 한다고 하니
아마 8월 전까지는 건물이 완공될건가 보다
오전시간엔 아이들의 교실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
새롭게 만나는 친구들,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모들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지라는 의미였겠지?
새로 지은 건물답게
그 내부는 우와 입이 떡 벌어졌다
그래 내 상상속의 국제학교는 이런거였어
주의해야 할 점은 나의 첫번째 국제학교는
일년에 2천만원 가량의 학비를 납부하고,
학교에 머무르는 시간은 꼴랑 4시간이었으며,
그 시설은 인도의 여느 로컬학교보다도 구린 학교였다는 것
그런 곳을 보다가 이 곳을 오니 너무너무 좋아보였다
물론 한국의 상향평준화된 사회에 익숙하신 분들에겐
이게 뭐? 싶을 수도 있다
개교한지 2년이 되어가는 지금은 조금 흐트러져있긴 하지만
여전히 나는 학교에 들어갈때마다 기분이 좋다
그래 이거지
인도의 쓰레기 난장판을 보다가 학교에 오면
차원의 문을 통해 다른 세계로 온 기분이다
작년 year1 시절에는 교실 옆에 바로 놀이구역이 있었다
모래놀이 구역, 진흙 구역, 물놀이 구역
그래서 유니폼이 남아나질 않았다 ㅋ..
비록 옷은 얼룩졌고 세탁기로 지워지지 않아
난 매번 애벌 손빨래를 해야했지만
옷이 더러운 만큼, 아이가 다쳐서 오는 만큼
그 만큼 학교에서 재미있게 보냈구나
하는 즐거운 마음이었다
학급에서의 시간을 보낸 뒤 점심을 먹으러 왔다
당시에는 학교 옆의 소사이어티, 유빌라의 클럽하우스 건물을
학교 건물로 임시로 사용했었다
유빌라의 수영장 옆에서 뷔페식 점심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어울려 놀았다
자 이제 본격 개교기념행사 시작이다
유빌라에서 학교까지 인도전통악기를 연주하며
퍼레이드를 했다
나는 여기서 우리나라 사물놀이의 향기를 느꼈다
인도에 와서 느낀 점 중 하나가
이름과 해석이 다를 뿐이지
결국 그 문화들은 다 비슷하다는 점
하지만 또 다르다는 점
테이프 컷팅까지 야무지게 해줍니다
같은 학교에서 같은 시기에 전학을 온 리안드레
어느새 절친이 되어서 사물놀이를 따라다니며 함께 즐긴다
실내에서 기념식을 너무 길지 않게
적절한 시간만큼 하고 박수 끝
그리고 시작된 인싸타임 일명 티타임
팝콘과 솜사탕은 언제나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집에 갈땐 손에 선물을 하나씩 들려줬다
오우 고급진 패키지 맛있었다
역시 품격이 다르구나? 하며 만족
그리고 다음 날 9월 15일
드디어 첫 등교를 했다
우리 반은 5명의 창립멤버로 시작하여
일년간 누구 하나 전학가거나 오지 않고
5명이 그대로 쭉 유지가 되었다
첫날부터 유니폼에 진흙 잔뜩 묻혀 옷 갈아입고 하교했다
역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가
아이 친구가 하나도 없을 수도 있다는 각오를 하고
전학을 결정하였는데 다행히도 4명의 친구들이 있었고
조금 조용하지만 외롭지는 않을 정도의 환경에서
1년간 아주 잘 지냈다
Year2가 시작하면서 많은 친구들이 오게되어
지금은 시끌벅적하게 지내고 있다
물론 모든 점이 완벽하진 않고
학교에 컴플레인을 건 적도 꽤 있다
오죽했으면 영국본교와 1대1 화상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나와 같은 학교 출신이 아닌 다른 학교 경험이 있으신 분들 대다수가
퀄리티가 낮다고 하시긴 한다 ㅋㅋ
하지만 나에게는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곳이다
집을 옮기고 학교를 바꾸면서
나의 인도생활은 단순 생존형이 아닌
다채로운 색을 가진 아름다운 인생으로 바뀌게 되었다
단순히 '이 학교는 짱이야!' 가 아니라
이 학교를 통해서 만나게 된 인연들, 추억들
인도생활에서 남기고 갈 많은 부분들이
모두 이 곳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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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링턴국제학교는 한국 부산 명지신도시에
2027년 개교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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